존 애덤스와 애비게일 애덤스의 아들인 존 퀸시 애덤스는 1825년부터 1829년까지 미국의 제6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수 년간 여러 정당에 몸담았던 그는 또한 외교관, 상원의원,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미국 역사상 첫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으로 기록된 존 퀸시 애덤스는 기질이나 정치적 관점뿐 아니라 정치역정에 있어서도 걸출한 정치인이었던 그의 아버지와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1767년 매사추세츠 주 브레인트리에서 태어난 애덤스는 자신의 가족농장 내 펜스힐 꼭대기에서 벙커힐 전투를 목격했다. 유럽에서 아버지의 비서로 근무하는 동안 애덤스는 뛰어난 언어학자인 동시에 치밀한 기록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26세 때 네덜란드 공사로 임명되었으며 이후 베를린 공사로 진급하였다. 180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고 6년 뒤 매디슨 대통령이 그를 러시아 공사로 임명하였다.
먼로 행정부에서 재직했던 애덤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무장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영국과의 협상을 통해 오리건에 대한 공동통치권을 따낸 것을 비롯하여 스페인으로부터 플로리다를 할양 받았으며 먼로 대통령과 공동으로 먼로 독트린 기초 작업에 참여하였다.
19세기 초 당시 정치관행에 따라 당시 국무장관직을 역임하고 있었던 애덤스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1824년을 기해 낡은 대통령 선거 방식은 국민의 선택을 옹호하는 목소리 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유일한 집권당이었던 공화당 내부에서는 분파주의와 정파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었고 각 정파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내세웠다. 북부를 대표하는 후보였던 애덤스는 일반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앤드류 잭슨 후보에 뒤지고 있었지만 다른 후보였던 윌리엄 크로포드와 헨리 클레이보다는 앞서고 있었다. 어느 후보도 과반수 득표에 성공하지 못했으므로 결국 상위 세 후보 중 한 명을 하원에서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되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애덤스와 비슷한 정책을 추구하던 클레이 후보가 하원에서 뉴잉글랜드 출신인 애덤스를 결정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대통령에 취임한 애덤스는 즉시 클레이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잭슨 후보와 그를 따르는 성난 세력은 ‘부정한 거래’가 오갔다며 맹공을 퍼부었고 즉시 1828년 대선에서 애덤스를 꺾기 위한 선거운동에 돌입하였다.
의회에서 반발이 일어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애덤스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최초 연례교서에서 대규모 연방사업 추진을 발표하였다. 그는 연방정부가 전국적인 도로망과 운하망을 건설해야 하며 국가소유 토지의 매각을 통해 공유지의 개발과 보전에도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828년에 총 연장 185 마일의 C & O 운하가 착공되었다.
더불어 애덤스는 국립대학 설립과 과학기술 연구비 지원, 천문대 건립을 통해 예술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구상들이 초헌법적인 발상이라며 애덤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1828년 대선에서 잭슨 후보측은 애덤스 행정부의 부패와 대규모 국책사업 실패를 집중적으로 성토하였고 결국 애덤스는 선거에서 패하고 말았다. 매사추세츠로 돌아온 애덤스는 여생을 자신의 농장에서 집필활동으로 보낼 작정이었다.
하지만 1830년 그는 예기치 않게 플리머스의 하원의원으로 선출되었고 남은 인생을 또다시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으로는 시민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싸운 것을 들 수 있다.
1836년 남부 의원들이 하원에서 반노예제도의 청원을 자동적으로 인정하지 않게 만드는 내용의 ‘함구령’을 통과시켰다. 애덤스는 장장 8년에 걸쳐 투쟁을 벌여 이 법을 파기시키는데 성공하였다.
1848년 애덤스는 하원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하원의장실로 옮겨져 그 곳에서 이틀 뒤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신은 그의 부모와 아내가 묻혀 있는 퀸시의 제일교구교회에 안장되었다. ‘늙은 웅변가’ 애덤스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신념을 위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싸웠다.
WhiteHouse.gov에 실린 각 대통령의 전기 출처: “미합중국의 대통령들(The President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프랭크 프라이델, 휴 시드니 공저). Copyright 2006 백악관역사협회(White House Historical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