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바구미

The Evil Weevil
The Evil Weevil

1919년 12월 11일
나쁜 바구미 기념물 건립


벌레를 기념하는 기념물을 세우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요? 그러나, 1919년 12월 11일, 앨러배마의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주민들이 바로 그런 일을 했습니다. 이들은 목화밭을 황폐화시키고 농부들이 혼합영농과 제조업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조그만 해충인 목화 바구미(boll weevil)를 기념하는 기념물을 세웠습니다.

목화밭을 찍은 이 사진은 ‘목화 왕’(King Cotton)이라 불립니다. 이 말은 미국 남북전쟁 전에 남부의 정치인이나 작가들이 흔히 사용한 말로, 목화 생산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높은 중요성을 가졌기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목화 바구미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목화 바구미는 평균 6 밀리미터 길이의 딱정벌레입니다. (여러분의 새끼 손가락의 손톱의 평균 길이 보다 짧아요.) 이 벌레를 목화 바구미(boll weevil)라고 부르는 이유는 목화 솜을 담고 있는 깍지인 씨 꼬투리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생충은 1890년대에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었으며 1915년에 앨러배마 남동부에 도달했습니다. 목화 바구미는 오늘날에도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해를 입히는 목화 해충입니다.

목화 바구미 때문에 농부들은 땅콩과 같은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다른 작물의 재배는 목화 재배로 고갈된 중요한 영양분을 땅에 돌려주었을 뿐 아니라 현지 농부들에게 성공적인 현금 작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농부들은 목화 외에는 아무 것도 심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그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었고, 일부는 농장을 잃기도 했습니다.

1921년 중반에 목화 바구미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유입되었습니다. 이 작은 해충은 1920년대 남부 농부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큰 영향을 미쳤고 특히 1930년대의 대공황 중에는 더욱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39년까지도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 FSA)의 사진사인 매리언 포스트 월콧(Marion Post Wolcott)은 노스 캐롤라이나의 웨이크 카운티(Wake County)에 임무를 띠고 나갔다가 목화 바구미가 끼진 엄청난 피해를 보았습니다. 왜 앨러배마 주민들이 이 해충을 기념하는 기념물을 세웠을까요? 한 가지 이유는 이 해충 덕분에 주민들이 목화 재배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작물 재배나 제조업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