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5월 넷째 월요일)

Memorial day (Pixabay Photo by matt sawyers)
Memorial day (Pixabay Photo by matt sawyers)

현충일은 전쟁에 참전하여, 혹은 국가를 위해 복무하던 중에 목숨을 잃은 국민들의 넋을 추모하는 날이다. 현충일은 매년 5월 넷째 월요일에 기념한다.

때는 1866년, 미국은 북부(연맹)와 남부(연합) 사이에 치러진 길고 피비린내 나는 남북전쟁의 상흔으로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던 시기였다. 살아남은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몇몇은 팔다리를 잃었으며 모두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뉴욕 워털루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헨리 웰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 착상이 떠올랐다. 그는 워털루 묘지에 안장된 전몰병사들을 추념하는 의미에서 시내의 모든 상점이 하루 동안 문을 닫을 것을 제안했다. 5월 5일 아침 시민들은 묘지에 묻힌 북부 병사들의 무덤가에 꽃, 화환, 십자가를 바쳤다.

남부에서도 여성 단체들이 남부 전몰자 묘역을 장식하면서 망자들의 넋을 기렸다. 상당수 도시와 마을에서 특정한 날을 정하여 전사자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1868년 GAR (Grand Army of the Republic) 사령관이었던 조나단 로건 장군이 5월 30일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병사들을 애도하는 공식 추모일로 지정했다. 당시에는 이날을 ‘데코레이션데이(Decoration Day)’라고 불렀다.

로건 장군은 데코레이션데이 공포문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1868년 5월 30일을 반란에 맞서 조국을 수호하다 장렬히 산화하여 전국의 거의 모든 도시, 마을, 아주 작은 마을의 묘지에 묻힌 동지들의 무덤을 꽃과 장식으로 단장하는 날로 지정한다. 이날을 위해 별도로 정해진 추모 의식은 없지만 전국 각지의 군기지와 동지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기념 예배와 행사를 각자의 방식으로 개최할 것이다.

이날은 추모일인 동시에 화해의 날을 추구한 까닭에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 북부 연맹 전몰자들뿐만 아니라 남부 연합 병사들의 무덤에도 꽃다발이 놓였다.

당시 북부에서 진행된 전형적인 데코레이션데이 추모 행사의 경우 참전 군인들이 시내를 관통하여 묘역까지 행진한 후 동지들의 무덤을 깃발로 장식하곤 했다. 그후에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퇴역 군인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조국의 분단을 막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북부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뜻에서 공중으로 소총을 발사했다. 어린이들은 시를 낭독하고 남북전쟁 군가와 찬송가를 합창했다. 참전 군인들은 군복에 훈장을 착용하고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남북전쟁에 관한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비단 남북전쟁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든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추념하는 취지에서 1882년에 데코레이션데이라는 명칭이 현충일(Memorial Day)로 바뀌었다. 북부 주들은 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남부 주들의 경우에는 1차 세계대전 종전 전까지는 다른 날을 정해 전몰자들을 추모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모이나 마이클이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는 뜻에서 붉은색 양귀비꽃을 가슴에 꽂은 것을 계기로 현충일을 ‘파피데이(Poppy Day)’라고도 불렀다. 그녀는 벨기에 전장 무덤가에 핀 눈부시게 붉은 양귀비꽃을 노래한 존 매크레이의 시 <플랑드르 들판>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녀는 현충일에 양귀비꽃을 판매해 생활고를 겪는 병사들을 도왔다. 이 전통은 다른 나라로도 확산됐으며 전쟁 고아들을 보살필 목적으로 양귀비꽃 생화나 조화가 일반에 판매됐다. 전미 해외참전용사회(VFW)는 1922년 이래로 해마다 현충일이 돌아오면 장애를 입은 참전 군인들이 만든 종이 양귀비꽃을 판매하고 있다.

1966년에 린든 존슨 대통령은 뉴욕 워털루를 현충일의 산실로 선포했다. 1971년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5월 마지막 월요일을 현충일로 지정하고 국경일로 선포했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미국 전역에서 전쟁에 참전하여, 혹은 국가를 위해 복무하던 중에 목숨을 잃은 국민들의 넋을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된다.

오늘날의 현충일은 개인적인 추도의 날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과 친지들은 이날이 되면 망자의 기억을 되새긴다. 이들은 추모 예배, 성묘, 헌화, 묵념 등을 통해 현충일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보낸다. 현충일은 자기 성찰의 날이다. 또한, 현충일은 시기적으로 학기말과 겹치는 경우가 흔하므로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이날은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며 3일 연휴를 맞아 산과 바다에서 휴가를 보내거나 집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