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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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미국의 연극은 1752년 루이스 할람이 이끄는 영국 극단이 윌리엄스버그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 독립전쟁이 끝난 후 미국 연극은 서서히 확장세를 이어갔고 찰스톤, 필라델피아, 뉴포트, 뉴욕, 보스톤에 극장이 세워졌다.

19세기 초, 연극은 미국인의 삶 속으로 한층 깊이 스며들었고 19세기를 전후한 20년 동안 황금기를 구가했다. 19세기 후반에는 연극이 다양성과 전문성을 더해가면서 관객은 정통 연극, 발레, 보드빌, 풍자적 희극(burlesque), 오페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는 보드빌이 탄생한 때이기도 하다. 188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보드빌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음악, 희극, 무용, 진기한 작품, 촌극을 가미하면서 많은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영화가 나오면서 연극의 판도가 바뀌었다. 1920년대에 이르자 많은 관객이 더 이상 연극 무대를 찾지않았다. 할리우드가 라이브 공연을 제공하는 극장에서 관객을 앗아가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 점 때문에 극장은 고유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변모를 꾀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세기 초 미국 극장은 한층 진지한 극과 혁신적인 무대장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공황 시기에는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사회
☞정치 의식이 극을 통해 표출되었고, 노동자와 이민자에 대한 압박은 무대 위에서 공개적 비난을 받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실험적 연극활동을 추진하던 극단들(off-and off-off-Broadway groups)은 1967년 공연된 ≪맥버드, MacBird≫에서 볼 수 있듯 정치적 논평을 극으로 표현했다.

20세기 뮤지컬은 가장 인기 높은 미국의 연극 수출 분야다. 음악은 이미 식민 시대부터 연극을 동반했지만 1780년대에 이르러서야 미국 토착 작품이 제작되었다. 1866년 ≪검은 악당, The Black Crook≫이 제작되면서 미국 뮤지컬이 태어났고 초기 뮤지컬은 기존의 감상적 통속극에 노래, 무용, 웅장한 무대를 가미했다. 19세기가 끝날 무렵 미국 뮤지컬은 오페레타, 주제성(topical) 뮤지컬, 그리고 민스트럴 쇼에 뿌리를 둔 레뷰(revue)로 장르가 세분화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브로드웨이는 황금기에 접어들었다. 춤은 항상 뮤지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지만 스토리와 좀 더 긴밀한 조화를 이루게 된 것은 1930년대였다. 1957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가 제작된 후부터 춤은 스토리와 일체를 이루게 되었고, 이제 대부분 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노래, 춤, 연기를 모두 선보여야 했다. 그 후, 브로드웨이는 락엔롤에 미국 대중음악의 트렌드세터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오늘날 미국 연극은 세 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브로드웨이는 지금도 계속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한 시즌 당 대략 50편 가량의 신작이 뉴욕시티 극장가에서 첫 공연을 펼친다. 시간이 지나면서 뉴욕 극장가는 “오프 브로드웨이” 지역과 소규모지만 일부는 전문기술 면에서 브로드웨이 최고의 공연을 펼치는 극장이 있는“오프오프 브로드웨이”로 나누어졌다. 둘째, 훌륭한 지방 극장에서 일부 최고의 신작을 제작한다. 기업, 재단,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지방 극장이 미국 연극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말하는 비평가들도 있다. 셋째, 대학에서 적극적인 연극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거의 모든 신작이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펼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흔히 상설 극장(resident theater) 또는 지방 극장이라 부르는 비영리 극장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극장이 서로 신작을 주고받는 공생 관계를 형성해왔다. 일부 신작은 상업 극장에서 시작하여 지방의 비영리 극장으로 흘러가고, 일부는 그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현재는 미국 극장산업을 주도하는 이 두 세력이 거의 같은 비율로 서로 신작을 향한 끝없는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예전에는 상업적 제작자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만 최소로 하는 탐욕스러운 기업가로 못박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요즘 제작자는 무엇보다 역동적이고 진보적인 미국 신작을 찾아 다니는, 극장과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라면 위험부담이 커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는 여전히 뮤지컬이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일부 새로 나온 미국의 위대한 연극 또한 이곳 무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