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인도·태평양 역내 한·미 협력 확대해야

한국경제신문 특별기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한국은 지난주 제3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아세안과 세 번의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첫 국가가 됐다. 이 같은 특별한 영예는 우연이 아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아세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2017년 11월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 중점을 둔 신남방정책을 발표해 그동안의 노력을 이어갈 것을 분명히 했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아세안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한국이 이제 지역에서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미국 정부는 이런 한국의 구상에 찬사를 보내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상호 공동의 목표를 증진시키기 위해 한국과 함께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널리 알려져 있고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발전은 여러 요인에서 기인하는데, 특히 한국이 훌륭한 국정운영 체제(governance)의 근간이 되는 재산권과 법치를 확립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투명한 과세, 기업하기 좋은 환경 등을 구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좋은 거버넌스 도입으로 한국의 거대 기업들이 등장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은 탁월성을 추구하는 굳은 의지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됐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경제적 성공에 이르는 비결을 나누고자 하는 지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협력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미 동맹이 공통의 가치, 상호 존중 및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처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양국 협력 역시 마찬가지다.

개발 원조 분야에서 미국은 광범위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발전의 롤모델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양국은 이런 강점을 활용해 개방적 투자 환경과 자유롭고 공정한 상호 무역을 촉진하는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 한·미 간 협력을 통해 역내 국가 및 기업들이 투명성과 함께 좋은 거버넌스 기준을 준수하고 해상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법치 원칙을 증진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이 같은 노력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아시아 전역에서 또 한 번 경제적 성취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달 4일 나는 한국과 미국의 민간 지도자 1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렸다. 포럼에는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온 기업 및 정부 지도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역내 파트너십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논의했다. 우리는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높은 수준에서 투자 규범, 투명성, 법치, 민간 주도 경제개발 등의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미국은 2017년 1월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 29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도·태평양 전략의 3대 우선 분야인 사회기반시설, 에너지, 디지털 경제를 지원해왔다. 미국의 구상은 이 지역 국가들이 명확한 규범과 규칙, 탄탄한 계획을 통해 고품질의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지금은 효과가 입증된 모델과 함께 한국과 미국을 세계에 도움이 되는 국가로 만든 각각의 방법을 활용해 더 많은 일을 함께해 나갈 수 있는 적기다.

요약하면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유산은 파트너십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교육기관, 시민·사회단체를 통한 파트너십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모든 국가가 독립적인 주권국가로서 공동 번영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을 건설하기를 고대한다. 안보 분야에서 ‘함께 가는(We go together)’ 것처럼 경제, 무역, 개발 분야에서도 우리는 ‘함께 갈’ 것이다.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9120429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