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대북특사의 미시간대 와이저외교센터 연설

발언
스티븐 비건 대북특사
미시간대 제럴드 R. 포드 공공정책대학원
와이저외교센터
2019년 9월 6일

2018년 6월에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정말로 중대한 결정이었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에 두 정상은 관계 개선,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향방을 바꾸는 계획이 담긴 명료하고 직설적인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여전히 남은 과제가 산적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우리가 그 약속을 이행한다면 이처럼 담대한 리더십과 그로부터 비롯된 명료한 로드맵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 세계를 괴롭혀온 전략적 퍼즐을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로 대통령은 확고부동한 의지를 품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모색해왔습니다. 대통령은 한국전이 끝나고 6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관계를 개선하고 항구적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 현실을 수긍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대량살상무기로 인해 날로 가중되는 위협을 제거하는 막중한 과업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대통령은 국무장관과 저를 비롯한 미국 국가안보 관계자 전원에게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협상에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우리는 이 외교적 돌파구가 불안정한 상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외교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에 초래될 상황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더불어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위태로운 현실을 분명하게 직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 규범에 맞서는 행위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러한 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거듭된 약속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평화를 목표로 진전을 이루고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북한 역시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기꺼이 이행할 의지가 있어야만 합니다. 만약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고수한다면 자국의 경제적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거나 진정한 체제 안전과 안정을 보장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모든 역내 국가는 외교적 협상의 결과물이 한반도를 넘어 광범위한 지역에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대북특사로 임명된 직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자리를 함께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흔치 않은 특별한 기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의 견해와 사려 깊은 조언 중에서 제가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지금은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만약 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미래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핵확산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의 예측에는 논리의 비약이 개입되지 않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면 50년 이상 존속돼온 국제적인 비확산 합의가 붕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 수단과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국들은 그러한 핵무기가 자국민의 안전이 아닌 위험을 초래할 뿐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들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포기했으며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보장되는 핵 확장 억제에 대한 신뢰가 그러한 결정을 뒷받침한 부분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자국의 영토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다면 그러한 신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요? 어느 시점이 되면 한국이나 일본 혹은 다른 아시아 국가가 자국의 핵 능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타진하기 시작할까요? 번영과 발전이 장기적인 안정 및 평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지역에서 이와 같은 상황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역내 모든 국가들의 국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역내 국가들이 위험천만한 새로운 전략을 고려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의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이 반드시 협력해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실패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며, 제가 우려하는 바는 만약 국제사회가 이 과업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국가가 북한만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키신저 전 장관의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대화를 진행하고 협상의 리듬을 이어가는 외교 관계자들의 기본적인 능력을 저해하는 정책이나 적대적 표현을 자제하기 위해 북미 양측이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이 협상의 걸림돌을 찾는 태도를 버리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관계 개선의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반응을 보이는 즉시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지만 우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오랫동안 너무나도 소통이 부족했으며 오판과 오해의 여지가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실수의 여지는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양측은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 외교의 공간과 추진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는 집중적인 협상 과정을 궤도에 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양국 정상들의 의지와 양국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집중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양측은 정상들이 검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마련하기 위해 각자가 이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직접적으로 논의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발표한 공동성명의 원칙에 의거하여 양국 관계를 적대와 불신에서 두 나라 정상의 비전을 구현하는 최종적인 합의 상태로 격상시키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모든 사항들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전제로 요구합니다.

미국과 북한은 협상을 진전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위험을 모두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경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들이 존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나 미국 측 관계자들이 북측 관계자들과 지난해에 나눈 대화에 비추어 볼 때 양측은 북미 관계가 긴장에서 벗어나는 불가역적인 방향으로 선회했음을 양국 국민에게―그리고 전 세계에―선언하는 중대한 행동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음이 분명합니다. 행동이―그 어떤 말보다―작금의 외교적 기회에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70년에 걸친 한반도의 분쟁과 적대감이―그리고 그로 인한 억제력의 필요성과 당위성이―평화적인 북미 관계를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과의 전략적∙경제적 협력관계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에 독일이나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생각하기 어려웠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심지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그 순간에도 독일의 통일이나 자유로운 유럽의 통합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늦추거나 되돌릴 목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이 반복됐지만 결국 참혹한 전쟁의 유산과 그 이후로 수십년에 걸친 적대감을 극복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의 외교적 노력이 과거와는 달리 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와 두터운 지지를 기반으로 외교를 통해 더 많은 일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외교가 최선의 길이라는 초당적인 합의에 힘 입어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공간과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의회와의 협의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으며 이 기회를 계속해서 이어갈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여야의 지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외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일련의 결의를 통과시키고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등 북한 비핵화 정책이 국제적으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적대 관계의 잔재를 일소하고 남북한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하며 항구적 평화의 근간이 되는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 대량살상무기와 운반 수단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성공한다면 잠재적인 무한한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통해 연결성이 강화되면 두 나라는―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가―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안팎으로 항로와 영공이 개방되고 양질의 대북 인프라 투자가 결합될 경우 북한과 주변국들을 중심으로 운송로가 다변화되고 단축되며 북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되는 동시에 경제 발전 분야가 큰 폭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북한을 오가는 에너지 물동량은 북한 경제를 부양할 것이며 새롭게 다변화된 무역 관계가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생활수준을 끌어 올릴 것입니다.

안보의 측면에서 본다면, 긴장이 완화될 경우 미군 병력이 영구적으로 주둔하면서 전쟁에 대비한 훈련에 몰두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대신에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는 토대를 함께 구축하는 임무를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면―협력의 방식을 구축할 수 있다면―오랜 세월 동안 미국과 북한을 갈라 놓았던 수많은 현안들에 대한 솔직한 협의를 통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보상을 획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도 공유하는 것으로 확신하는 비전입니다.

2년여 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시점에 북한은 그를 기다리고 있던 가장 급박한 국가 안보 현안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담대한 리더십이 분쟁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를 평화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접근을 조언했지만 대통령은 과거와의 분명한 단절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극적인 그 무엇이 필요했습니다.

북한 지도자와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정상급에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결정은―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표현하자면―워싱턴 정가에서 통용되던 기성 외교 정책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두 달 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즉석 회담을 제안한 결정 역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막판에 이뤄진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두 정상의 이러한 만남 덕분에 외교로 통하는 문이 좀더 오랫동안 열려 있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을 위해 이 결정을 내렸음을 북한과 전 세계에 분명히 알렸습니다.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합의한 대로 외교를 통해 북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자신의 확고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미국 측 협상 관계자들에게 분명하게 지시했습니다. 또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이 점에 있어서 자신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두 정상은 각기 자국의 체제 내에 속한 다른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기회를― 북미 관계의 개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를―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두 정상이 이 길을 선택해야 하며 그러한 기회를 포착하는 조치들을 후속적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내년 한 해 이러한 목표를 향해 중대한 진전을 이룬다는 확고한 의지를 품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오늘 제시한 생각들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김 위원장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면 미국은 언제라도 이 비전을 현실로 바꿀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